전체관람가

<숲 속의 아이>

감독 : 창감독

출연 : 송재림, 선우선

키워드 : 혼밥

글 : 조현성

창감독만큼 차기작을 예상할 수 없는 감독이 있을까. 그는 10대를 겨냥한 학원 공포물 <고사:피의 중간고사>로 데뷔했다. 이후 <포인트 블랭크>를 리메이크한 액션 스릴러 <표적>으로 칸 영화제에 다녀왔고, 감동적인 드라마 <계춘할망>을 내놓았다. <고사:피의 중간고사>, <표적>, <계춘할망> 세 작품을 한 감독이 만들었다고 믿기 어렵기에, 그의 필모그래피를 키워드 몇 개로 정의하긴 어렵다. 다만, 세 작품을 관통하는 공통적인 단점이 있다. 영화 중후반 극의 분위기를 전환하는 반전이 모두 효과적이지 못했다는 것이다. 뮤직비디오 감독으로 시작한 창 감독은 관객이 오랜 시간 집중해야 하는 긴 호흡의 장편 영화보다, 짧은 순간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는 연출에 더 효과적인 듯하다.

 

그런 의미에서 <숲 속의 아이>는 감독의 장점이 가장 잘 묻어난 작품이 아닐까. 구구절절한 이야기와 대사 대신, 시선을 끄는 이미지와 사운드로 관객의 집중을 유도한다. 또한 구미호와 인간, 밤과 낮을 대비시켜 판타지 장르에 맞는 음산한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연출했다. 이는 뮤직비디오를 다수 연출하며 짧은 시간 내에 효과적으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연출력과 호러, 스릴러 영화를 만들었던 경험이 빚어낸 결과물이라고 추측해본다. 거기에 연민을 자아내는 처연한 표정과 구미호의 강렬한 이미지까지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상반된 연기를 보여준 송재림, 선우선 두 배우의 열연까지 보태져 극의 완성도가 높아졌다.

 

<숲속의 아이>를 출발하게 한 키워드는 의외로 '혼밥'이다. 혼밥을 통해 사회적 고립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는 창감독은 구미호의 외로움과 고독감이라는 이야기를 확장하여 전혀 다른 영화를 완성시켰다. 영화를 본 뒤 드는 생각은 <숲속의 아이>의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다는 것이다. 경찰서에서의 살상 뒤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산 속으로 도망친 두 주인공은 미묘하게 다른 이야기를 한다. 사람이 되고 싶다고 나지막이 읊조리는 송재림과 시간이 해결해줄 거라고 말하는 선우선의 대답은 향후 발생할 거대한 파국을 떠올리게 한다. 극 초반 슬쩍 지나간 샤머니즘의 미스터리와 끝내 마무리되지 않은 이미도, 고규필의 이야기가 빚어낼 갈등의 결말은 무엇일까.

© 2023 by Andy Decker. Proudly created with WIX.COM